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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외선은 경기 고양시에서 양주시를 거쳐 의정부시까지 경기 북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다. 1961년 개통 이후 관광·여객·화물·운송 등에 활용됐으며 1980~90년대 송추계곡과 장흥수목원으로 MT를 가는 대학생들이 가장 애용한 ‘추억의 철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서울외곽순환도로 개통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도입과 노선 확대 등으로 이용객이 점차 줄면서 결국 2004년 4월 여객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이후 출퇴근 불편 등 운행 재개를 요구하는 주민이 늘면서 고양시·양주시·의정부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은 2021년 8월 교외선 운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시설물에 대한 개·보수와 함께 안전성 향상을 위해 국가철도공단 주도 아래 선로 보수 및 점검, 노반·궤도·통신·신호 전반에 걸쳐 49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38개월 동안 시설 개량을 진행했고 2025년 1월 11일 운행을 재개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현재 왕복 8회인 운영횟수를 안정화 단계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과거 경기 북부 지역의 대중교통과 관광을 책임졌던 교외선이 부활했다는 소식에 개통 첫날부터 열차는 만석을 이뤘다. 과거의 감성을 살린 색상과 디자인을 입은 ‘뉴스탤지어(뉴트로+노스탤지어)’ 콘셉트의 무궁화호 열차도 화제다. 고속열차에선 느낄 수 없는 낭만과 추억 가득한 교외선을 타고 정차역과 인근 명소를 직접 돌아봤다.
고양~의정부 ‘교외선’ 노선 고양~의정부 ‘교외선’ 노선 디젤기관차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 오전 6시 06분에 출발하는 교외선 의정부행 첫차는 원릉역, 일영역, 장흥역, 송추역을 거쳐 의정부역까지 운행한다. 고양시에서 양주시를 거쳐 의정부시까지 총 6개역 30.5㎞를 하루 8회 오간다.
대곡역에서 의정부역까지는 50분이 걸린다. 운행요금은 2600원이다. 대곡역은 최근 개통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와 수도권 전철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이 다니는 펜타 역세권이 된다. 복잡한 환승역이지만 교외선을 타러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대곡역 입구부터 교외선 재개통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 있고 바닥에 그려진 유도선만 잘 따라가면 된다.
디젤기관차로 움직이는 무궁화호 열차는 노란색과 갈색, 초록색 등의 컬러와 디자인으로 레트로한 느낌을 살렸다. 노란색과 갈색의 위아래 배색이 카카오 캐릭터 ‘춘식이’를 연상시켜 ‘춘식이 열차’라는 별명도 생겼다. 열차에 탑승하기 전 이색적인 교외선 열차를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열차 안은 무궁화 열차의 감성 그대로다. 덜컹거리는 소음과 진동도 색다르다. 고속열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디젤기관차 특유의 재미다.
방탄소년단(BTS)의 ‘봄날’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한 일영역은 아날로그 풍경을 최대한 살려 새단장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봄날’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한 일영역은 아날로그 풍경을 최대한 살려 새단장했다. BTS 뮤비 속 일영역의 변신 대곡역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원릉역에 도착했다. 원릉역과 장흥역, 송추역은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무인역이다. 이어 도착한 일영역은 승강장과 역사부터 남다른 모습이다.
일영역은 리모델링을 거쳐 레트로 감성 박물관을 개장하고 사이다·계란 등 옛 열차 간식을 판매해 추억 속 기차여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의정부역 인근의 ‘의정부음악도서관’에선 음악 전문 도서와 음반, 악보를 열람하고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장흥 문화예술체험특구에 있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의 그림 속 집을 닮은 미술관은 겨울에도 운치가 있다. 그 옛날 주말이나 휴일 교외선은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교외선 열차를 타고 갔던 곳은 주로 계곡과 유원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격세지감이라고 할 만큼 전시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장흥역은 ‘아트투어’를 즐기기에 딱이다. 장흥역에서 나와 마을버스를 타면 ‘가나아트파크’,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등 장흥 문화예술체험특구에 있는 미술관들을 차례로 돌아볼 수 있다.
가나아트파크는 1984년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건립된 토털미술관을 전신으로 한다. 자연과 조각작품이 어우러진 야외조각공원과 미술관, 공연장, 아틀리에, 카페, 아트숍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물 외관과 실내장식은 세계적인 건축가 반 시게루가 맡았고 아틀리에는 루브르박물관과 대영박물관 내부를 설계한 장 미셸 빌모트가 담당했다. 어린이미술관과 체험관 등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많아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다.
장욱진미술관은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 장욱진의 작품과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장욱진의 그림 ‘호작도’와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설계한 건물은 중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의 미술관을 따라 벽화와 유화, 판화, 먹그림 등 200여 점이 넘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미술관 주변 산책만으로도 눈과 마음이 즐거워진다. 길 건너에는 민복진미술관이 있다. 양주 출신의 한국 현대조각 1세대 조각가 민복진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의정부역은 ‘의정부음악도서관’과 ‘의정부미술도서관’으로 ‘도서관 투어’를 떠나기 좋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미군부대가 주둔했던 지역 특성을 반영해 재즈, 블루스, 힙합 등을 특화한 공간이다. 음악 전문 도서와 음반, 악보 등을 열람하고 최적의 환경에서 영상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오디오룸과 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 특화 도서관이다. 도서관이지만 미술관을 관람하는 듯 공간과 구성이 인상적인 곳이다. 미술 전문 도서와 예술 자료도 풍부하다. 송추역은 ‘맛집 투어’로 뜨고 있다. 유명한 송추 가마골 본점을 비롯해 오래된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커피와 풍경에 취하기 좋다.
의정부미술도서관은 백영수 화백 특별전 '함께 그리다' 이 '25.3.31일까지 전시중이니 도서관을 이용하실 분들은 특별전까지 함께 구경을 하시면 더욱 좋을것 같네요.
교회선을 타고 의정부에 들려 맛집도 가시고 미술도서관도 들려 구경하시고 다시 교외선을 타고 오는 나들이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레트로 감성의 교외선, 친구들과 봄 나들이 한번 나가보실까요?